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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떠난 보라카이, 가장 따뜻했던 겨울

🏝 따뜻한 기억을 건져 올린 시간, 보라카이에서 부모님과 함께겨울이면 어김없이 몸이 움츠러든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은 달랐다. 긴 고민 끝에, 나는 부모님과 함께 **보라카이(Boracay)**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언제부턴가 "다음에, 기회가 되면"이라는 말로 미뤄왔던 부모님과의 여행. 나보다 더 오랜 시간을 일하고, 살아내신 두 분께 겨울 속 햇살을 선물하고 싶었다.출국 전날, 어머니는 여행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고, 아버지는 새로 산 모자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익숙하지 않지만 설레는 그 모습이, 이미 여행의 절반을 이룬 듯했다.✈️ 공항부터 시작된 새로운 풍경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4시간 반, 칼리보 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버스로 2시간, 그리고 배를 타고 드디어 보라카이 섬에 ..

해외여행 2025.03.26

겨울에 피어난 여름, 오키나와에서의 우리

🌺 겨울 속 여름, 오키나와에서 너와 나겨울이 오기 전, 우리는 잠시 따뜻한 바다로 도망치기로 했다. 눈 대신 햇살이 쏟아지고, 두꺼운 패딩 대신 얇은 셔츠로도 충분한 남쪽 섬, 오키나와. 12월 중순의 차가운 서울을 뒤로하고, 우리는 단둘이 떠났다. 손에는 여권과 티켓, 그리고 아직 비워진 여행의 페이지가 들려 있었다.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니 점점 짙은 파란색으로 물드는 바다가 펼쳐졌다. 구름은 더 가벼워졌고, 햇빛은 더 선명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겨울 속 여름의 조각으로 들어갔다.🛬 도착과 동시에 느껴진 여유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건 공기였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살짝 습기를 머금은 공기. 코끝이 시릴 틈 없이 감싸 안는 바람에 우리는 동시에 웃었다. 마치 여름에..

해외여행 2025.03.26

하루가 계절처럼 흐른 도시, 샌프란시스코

🌉 바람이 머문 도시에서, 너와 함께 – 샌프란시스코 여행기2024년 10월 1일,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의 첫날. 비행기 창밖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해안선이 보이기 시작하자, 설렘은 말없이 나와 그녀 사이를 흘러갔다. 세상의 어디쯤에서 둘이 이렇게 나란히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호텔까지 이어진 도심의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 바람이 우리의 손을 자연스럽게 포개게 했다. 북적이는 거리, 바쁘게 움직이는 케이블카, 그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이국적인 일상. 샌프란시스코는 그렇게 조용한 흥분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 피셔맨스 워프와 함께 걷는 시간여행의 첫 코스는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였다. 바닷가에 도착..

해외여행 2025.03.26

지성이 흐르는 도시, 캠브리지에서 보낸 하루

지성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캠브리지에서의 하루미국 동부 여행의 여정을 계획할 때, 나는 캠브리지(Cambridge)라는 도시에 큰 기대를 걸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캠브리지는 단순히 하버드대학교와 MIT가 있는 학문의 도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이 도시는 단지 지식의 상징을 넘어서, 한 사람의 여행자로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바로 그 캠브리지에서 하루를 보내며 삶의 또 다른 가능성과 만났다. 하버드 스퀘어에서 시작된 아침캠브리지를 향하는 지하철 레드라인 열차를 타고 도심을 벗어나 하버드 스퀘어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와 처음 마주한 풍경은 붉은 벽돌 건물들과 고풍스러운 거리, 그리고 그 사이를 조용히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뉴욕이나 보스턴의 ..

해외여행 2025.03.26